자녀를 대학에 보낸 후 첫 방학을 맞아 자녀가 집에 돌아와서 반갑게 맞이하며 지난 가을학기, 즉 대학생활의 첫 학기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시다가 성적에 관해 충격적인 결과를 전해 듣고는 걱정에 빠지신 새내기 대학생 부모님들이 계실 것이다. 이번 겨울방학 기간에도 예년과 같이 이런 신참 대학생 부모님들이 문의하시는 동일한 질문에 답하기에 분주하다. 특히 주변의 부러움을 사며 명문대학에 진학한 학생들 중에 이런 경우를 더 많이 볼 수 있으나, 주립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므로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할 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자.
첫째, 학생 스스로도 본인의 성적에 충격을 받은 경우는 그나마 긍정적인 경우가 되겠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똑똑함의 극치를 달리던 학생 자신이 대학에 가서 B학점의 학생이 되고나서 받는 충격은 생각보다 클 수 있다. 어떤 학생들은 아무리 명문대학이라 할 지라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절치부심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되며 이는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자극으로 작용할 것이므로 부모님이 특별히 걱정하실 일은 없겠다. 하지만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고 해서 다음 학기부터는 다시 A학점의 학생이 될 것이라고 무조건 기대하지는 마시기 바란다. 명문대학이라면 모두들 우수한 학생들일 것이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들의 공부에 대한 집중도는 높아질 것이다. 최고의 엘리트들 간의 경쟁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마음가짐 만으로는 부족할 지도 모를 일이다. 수강과목이 너무 많지는 않았는지, AP에서 5점을 받았다고 스스로를 과신하고 개론과목을 건너 뛰고서 상급생들과 경쟁하는 상급과목을 듣지는 않았는지, 혹시라도 처음 접하는 술문화에 제대로 적응을 못 하고 있지는 않은지,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는 없었는지, 엄마가 모든 것을 챙겨주던 생활에서 스스로 처리해야 하는 생활로의 전환에 문제는 없는지 등의 사항들을 차분하게 대화를 통해 점검해보시기 바란다. 여기서 절대적으로 피하셔야 할 사항은 잘 아시듯 옆집 아이와의 비교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실은 그 집 아이도 같은 문제가 있을 지도 모를 일이며, 그 집 아이와 내 자녀가 원수처럼 지내게 하고 싶지 않으시다면 절대로 그런 접근법은 피하시기 바란다. 물론 답답하실 수 있겠으나, 명문대학에 보내면서 내 자녀가 그렇게 좋은 명문대학에도 일등으로 들어갔다고 믿으시는 부모님이 많지는 않으셔야 하겠다. 수재들의 집단에서 상위 5%에는 천재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아무리 잠을 안 자고 하루종일 공부만 해도 절대로 평범한 수재로서는 이길 수 없는 천재가 존재하는 학교에 자녀를 진학시키셨다는 점을 인정하셔야 자녀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으시며 재도약의 기회라도 노려볼 수 있겠기 때문이다.
둘째, 학생 스스로가 성적에 대해 무관심한 경우라면 공부를 통해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여간해서는 힘든 일이 되겠다. 즉, 의대나 법대, 혹은 좋은 회사에 취업 등은 그 학생의 마음가짐이 획기적으로 바뀌기 전에는 힘들 것이므로 부모님께서도 인정하시고 그에 따른 마음의 준비를 하시면 좋겠다. 물론 언제든 마음가짐이 달라진다면 결과도 달라질 수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일학년 일학기 성적보다 졸업성적이 좋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학생마다 어떤 성적이 걱정할 수준의 성적인지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는 것이다. 부모님이 보시기에는 만족할 성적이지만 학생이 불만인 경우도 있겠으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부모님이 보시기에 걱정스러우나 학생은 걱정이 없는 상황이며 이런 경우에는 필자에게 학생의 의대진학 컨설팅을 맡기시러 하셔도 필자 역시 이런 학생의 가입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가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 한은 주위의 도움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전공분야는 다른 기준이 적용되겠으나 의대진학을 원하는 한인학생이라면 학점이 3.8 아래로 내려가면 스스로 긴장해서 문제점을 찾고자 노력해야만 하겠다. 특이한 사항이라면 필자에게 의대진학 컨설팅을 제공받는 학생들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아이비리그 대학 재학생들은 B가 하나만 있어도 긴장하고 필자와 함께 해결책을 고민하나, 일부 타 대학 재학생들은 B가 두개 있어도 잘 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흑인학생이 아닌 한인학생이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에 떠 다니는 의대합격생의 평균학점 따위는 잊게 하시는 것부터 자녀의 의대진학 첫걸음이 시작될 것이다.
첫 학기의 결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절대로 없겠으나, 학생의 마음가짐을 다지기에는 좋은 기회가 지금이다. 잘 한 학생이라면 칭찬과 함께 긴장을 풀지 않도록, 못 한 학생이라면 격려와 함께 더 분발하도록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이 대학 신입생 부모로서 해야할 최선이라고 믿는다.
남 경윤 / 의대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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