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끊임없이 들어오는 과목선정에 대한 질문이 최근에도 이어졌다. 특히 대학 신입생들의 첫학기 중간고사 결과가 나온 최근에는 하루에 십여건의 문의가 쇄도하기도 했었기에 자녀가 의대/치대 진학을 원하는 모든 학년의 부모님들께 과목선정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과목선정의 기본은 무리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과목수와 난이도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난이도에 대해서는 특히 신경써야 하겠다. 명문대학에 진학한 학생일수록 도전정신이 뛰어난 점은 칭찬해 줄 사항이지만 현실성이 결여된 지나친 자만심은 본인의 인생항로에 암초가 되어 돌아오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현실성이란 본인이 진학한 학교가 명문대학이라면 어차피 모든 과목들의 수준이 그 학교의 명성에 걸맞게 책정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수년간에 걸친 통계자료를 토대로 100, 200, 300, 400 등의 단위로 난이도 및 권장되는 수강순위가 책정되어 있는 것이다. 입학이 수월한 대학에서의 200 레벨의 과목이 입학이 어려운 대학에서의 100 레벨의 과목보다 쉬울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명문대학이 학교가 해야 할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면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만 하겠다. 학생들은, 특히 명문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은 자만하기가 쉽다. 열심히 노력해서 명문대학에 진학했으므로 자신감에 찬 모습은 흐믓한 모습이지만 적어도 본인의 동급생들도 다들 열심히 노력한 학생들이다. 학교의 상급학년생들의 경우에는 더욱 뛰어나다고 인정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대학학점이 학습능력만으로 결정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즉, 고교시절의 학습방법이 대학에서도 그대로 적용하지만은 않는 점과 각 대학마다의 문화가 다르다는 점을 신입생이 깨우치기까지는 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선배들의 연륜을 무시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AP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이라면 개론수준인 필수과목을 건너뛰고 상위과목을 듣고자 할 것이다. 대학의 카운셀러 역시 그렇게 조언을 할 수 있지만 과연 그것이 학생을 위한 것인지 과밀학급을 방지하기 위한 학교의 정책을 따르는 것인지를 아직은 대학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일단 미국내의 어떤 고교출신이든 잊어야 할 사항이 있다. 내가 다닌 고교가 너무 뛰어난 고교라 명문대학의 개론과목정도는 AP시간에 다 배웠을 것이라는 망상을 버리라는 것이다. 공립최고라는 TJ를 나왔든 우리는 다르다고 가르치는 명문사립을 나왔든 AP과목은 그저 고교생을 위한 과정일 뿐이다. 특히나 명문대학에서 그정도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는 믿고 있는 학생이 너무 많아서 유감이며, 이것이 자신감이 아닌 자만감에 빠진 학생들의 뒤늦은 후회를 불러오는 원인이라고 보인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옛말은 디지털 시대에 걸맞지 않는 그저 구닥다리 사고방식이 아닌 어느 시대에서도 지켜져야만 할 매일 새로운 말이 되어야만 한다. 필자가 의대진학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는 학생들 중에는 하바드 4,0이나 프린스턴 3,9 이상의 학점을 유지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는 이유중 한가지는 제 학년에 들어야 할 과목들을 듣게 지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교졸업 후 대학에 입학하기 이전에 가입한 학생일수록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 것은 우연의 일치만은 아니라고 보인다. 그렇다고 그 과목들이 쉬워서 모든 과목에서 A를 받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제 학년에 들어야 할 과목들도 충분히 힘든 과목들이며 의대에서 너무 쉬운 과목만 들었다고 감점을 하는 일은 절대로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고교시절에 공부를 잘 했었고 명문대학에 진학해 있는 일부 학생들이, 아니 많은 한인학생들이 AP Credit을 근거로 상위과목에 도전을 한다. 그 도전정신은 높이 사고 싶다. 하지만 현실성이 결여된 도전은 무모한 객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은 부모님들께서 꼭 명심시켜 주시기 바란다. 특히나 의대/치대에 진학해서 의사가 되겠다는 학생이라면 기초가 튼튼할수록 의대/치대에 진학해서 우수한 성적을 받고 원하는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도 감안해야 하겠다. 아울러 Pre-med 기본과목인 Biology, General Chemistry, Organic Chemistry, Physics, Math를 마치고 나면 상급생이 되어있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상위과목인 Bio-chemistry이나 Physiology 등을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기초가 튼튼해야 이러한 선택적 상위과목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취득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경우에만 의대/치대에서도 학생의 학습능력을 충분히 인정해 주는 것이지 저학년에 상위과목을 들었으므로 학점이 안 좋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는 않겠다. 명문대에 진학해서 성적관리가 안되어서 의대진학의 꿈을 접는 많은 학생들을 보며 제발 부모님들이라도 필자의 진심어린 조언을 토대로 자녀들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시길 바래본다.
남 경윤 / 의대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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