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인이 진학할 대학을 선택한 12학년 부모님들이 요즘 세미나에 많이 참석하셔서 질문하시는 주된 내용이 바로 올 여름을 어떻게 보내야 의대진학에 도움이 되냐는 것이다. 미리 준비한다는 것은 아주 고무적인 일이다. 물론, 그 결과가 두가지로 크게 나뉘어 질 것이다. 어떤 학생들은 의대진학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생길 것이고, 어떤 학생들에게는 의대진학이 본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목표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의대진학이 모든 학생들에게 적합한 목표는 아니므로 두 경우가 다 바람직한 일이라고 보인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접해보기 힘들었던 해외 의료봉사를 권한다. 특히나 대학진학을 목전에 둔 12학년들이라면 제 3세계 의료봉사도 좋지만, 한국에 방문해서 경험할 수 있는 의료봉사를 권하고 싶다. 크게 세가지의 목적을 갖는 한국방문이 될 것이다.
첫째, 가족의 정을 느끼고 뿌리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기회로 삼자. 의사가 되든 변호사가 되든 우리 2세들은 미국에서 자랑스러운 Korea American으로서 살아갈 운명이다. 한국이라는 모국에 대한 자긍심이 없는 전문인은 우리 Community에 큰 도움이 되지 못 할뿐 아니라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주류사회에 진출할 때 Korean American이라는 사실이 단점이 아닌 장점이 되게 하려면, 일단 본인 스스로가 본인의 뿌리에 대한 자긍심이 없이는 불가능하겠다. 현실적으로 의대진학 및 추후 레지턴시와 벙원 취업시에도 이러한 점들이 작용하게 된다. 의대 Secondary Essay에서 본인이 속한 Community에 얼마나 깊히 참여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자주 하고 있는 점을 보더락도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둘째,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에 익숙하게 하자. 뿌리에 대한 자긍심은 언어를 통해서 더욱 쉽게 다가올 것이다. 대부분의 한인 2세 학생들은 집에서 엄마가 하는 한국말을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한국어 능력은 갖추고 있다. 일부는 한국어로 대답을 할 것이고 일부는 영어로 대답을 하겠지만, 엄마가 하는 한국어를 전혀 못 알아 듣는 학생은 많지 않을 것이다. 특히 한국어로 질문을 받고 영어로 대답하는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이번 여름에 그러한 학생들에게 한국어로만 대화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자. 외할머니와 대화하며 영어로 말하기를 고집하는 학생은 별로 없을 것이다. 외할머니가 미국에 계시다면 다른 친척 누구라도 한국에 계실 것이고, 그 대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한국말로만 생활하기를 몇 주간이라도 경험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과는 한국어로 대화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확연히 다를 것이다. 의대진학과 한국어 구사능력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권하는 것이다. 유사한 조건을 가진 한국어를 전혀 못 하는 한국계 학생과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한국계 학생 중에 한 학생을 의대가 선발한다면 당연히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할 것이다. 그 이유는 레지던시와 벙원취업에서 적용될 기준이기 때문이다. 의료사업도 돈을 벌고자 하는 사업이고, 의사라는 직원을 고요할 시에 고용주의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효용가치가 있는 직원을 선호할 것이다. 한국계 의사를 고용하는 대학병원에서 한국어를 하는 한국계 의사가 가져다 줄 부가가치를 인지하지 못 할 일은 없다.
셋째, 한국에도 소외된 계층 혹은 도움이 필요한 계층은 많이 있으므로 이들을 돕는 봉사에 참여시키자. 일례로 소록도에 거주하는 한샘인들, 즉 나병환자들은 수십년 전이나 오늘 현재나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다. 소록도가 아니더라도 도움의 손길을 주면서 학생 스스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봉사활동이 더 좋냐는 것에 대한 정답은 없으나, 가능하면 힘들다고 느낄만한 봉사에 참여하게 하자. 그래야만 확고한 의지가 생기든 아니면 환자를 대하며 평생 살기는 싫다는 결론을 내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뿐 아니라, 올 여름의 힘든 경험들은 고스란히 의대진학의 이유를 글로 써내고, 인터뷰에서 말해야 하는 의대진학의 핵심요소에 대한 준비과정의 역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 경윤
의대진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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