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도 아이비리그의 대학에는 진학하지 못했으나 리틀 아이비에 진학해 Pre-Med과정을 밟던 K군의 아버님을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한다. 그 분의 판단이 K군의 의대진학에 미친 영향이 워낙 컸기에 여러분들도 참고하시기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K군은 대학을 졸업한 그 해에 의대에 진학하지 못했다. 그는 연구소에 취업을 했고 그 곳에서 급여를 받으며 열심히 연구에 몰두했다. 2년후 K군은 본인이 원하던 최상위권 의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 얼핏 잘못보면 K군의 경우는 Timeline을 잘못 잡은 실패한 경우로 보일 수도 있으나, 절대로 그렇지 않다. 3학년이 끝나는 6월달에 지원을 해서 4학년 1학기에 합격통지를 받는 것이 최상의 결과라고 강조해오던 필자의 평소 의견도 K군의 경우에는 “Well Managed Timeline”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니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K군의 아버님이 K군의 대학성적표를 처음으로 접한 것은 대학 2학년이 끝난, 즉 대학생활을 4학기나 하고나서이다. “아무리 성적표를 가져오라고 해도 차일피일 미루더니 결국 보여주는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라고 그 때를 회상하시던 아버님은 대학진학후 놓았던 아들의 인생에 관한 간섭의 끈을 다시 잡았다고 하셨다. 고교때와 마찬가지로 성적관리는 물론이고 시간관리에도 관여하신 아버님이 필자를 찾아오셨을 때는 평범한 의대지망 대학생들 보다도 훨씬 더 많고 정확한 의대진학에 관한 정보를 알고 계셨다. MCAT에 관해서는 필자보다도 더 상세한 정보를 갖고 계셨으니 그 이유는 K군과 함께 MCAT 문제를 푸셨단다. 물론, 아버님은 한영사전의 도움을 받으시긴 했으나 아들에게 열심히 문제를 풀라고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앉아서 문제를 푸는 열심을 보이셨단다. 물론 그 때는 대학을 졸업한 이후가 되겠다.
대학 3학년과 4학년 시절은 아버님과 K에게 다른 어떤 것도 병행할 여유가 없었단다. Bio-medical 전공과목 및 Pre-med 과목들의 학점유지가 너무도 절실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좋았다. 처음 2년간의 성적은 3.0도 안 되었으나, 후반 2년간의 성적은 4.0에 가까왔고 그 대부분은 전공과목들을 포함한 과학과목들이니 의대입시 과정에서 학점이 차지하는 비중에서는 걱정할 것이 없어졌다. 아울러 어떤 의대에 진학하더라도 첫 2년간 겪어야 할 강의실에서의 가혹한 수업분량에도 견딜 수 있는 준비가 철저히 된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며 MCAT에 대비한 준비를 시작한 K군은 연구소에 취업을 한 덕에 자연스럽게 Research에 대한 부분은 충족시켰고, 주말마다 여유있게 봉사활동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으니 2년의 시간을 더 투자하긴 하였어도 거의 완벽한 준비를 해서 본인과 아버님이 함께 원하던 최상위권의 의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그 아버님의 판단이었다. 성적이 많이 떨어진 아들에게 필요한 것은 신문칼럼에서 읽은 이상적인 Timeline이 아니라 현실에 맞는 새로운 Timeline과 함께 지속적인 격려와 적당한 자극에 시간과 정성을 쏟은 아버지의 사랑이었다. 한 고비를 넘기고 나서는 전문가의 적절한 도움을 활용하여 끝내 아들의 목표를 달성시킨 그 아버지에게서 “현명함”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