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입시에는 재수나 삼수 혹은 사수 이상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제법 많다. 과거 한국의 사법고시 준비생과 유사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 것이 프리메드 학생들이다 보니 첫 도전에 실패했다고 쉽게 마음을 접는 일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재도전 하는 학생들의 성공률도 제법 높게 나오고 있으므로 재도전은 적극 권장되고 있다. 실제 통계로도 약 35%의 의대 신입생들은 두 번 이상의 도전을 통해 의대에 입학한 경우에 해당하니 도전해볼 만한 일인 것은 사실이지만 성급한 재도전은 절대로 말리고 싶은 일이다.
재도전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첫 도전에서 부족한 점이 확실하게 존재한다는 의미이고 이 부족한 점을 보완하지 않고 재도전을 한다는 것은 무모하고 무의미한 일인 줄을 학생들도 알고 부모들도 알지만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워서 부족한 대로라도 한번 더 도전해 보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이고 이 경우가 바로 재도전을 반복적으로 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첫 도전에 실패했다면 바로 다음 사이클에 도전하는 일은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며 말려야 할 일이라는 것을 부모들이 알아야 한다. 의대입시에 실패한 자녀는 스스로도 상처를 받았지만 부모에게 미안하고 주변에 쑥스러워서 서둘러 재도전을 하게 마련이다. 패닉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심리상태에 놓인 자녀의 결정을 평소처럼 “네가 원하는 대로 하거라.” 라고 말하는 것은 다리가 뿌려지고 피가 철철 나고 있는 상태의 자녀가 가던 길을 계속 가겠다고 하는 것을 보고도 못 본 척하며 방관하듯 무관여하는 것이지 진정 자녀를 위하는 일이 절대로 아니다. 일부 학부모의 경우는 오히려 준비를 더 하겠다는 자녀를 서둘러서 재도전하게 압박을 가하는 일도 목격한 적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자녀의 재도전을 방관하는 듯 하다. 몰라서 못 막는 경우라도 막아보고자 이 글을 적고 있지만 알고도 방관하는 경우도 잘못된 처사라는 것도 알리고 싶다. 알려도 효과가 적을 것도 미리 짐작하지만 그래도 말리고 싶다. 일년이라는 시간의 의미가 각자에게 우주의 크기만큼 다르게 다가오겠지만 중년에 이른 부모의 입장이라면 20대의 자녀보다는 훨씬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자녀의 의대입시에 있어서는 시간에 쫓기는 것은 자녀나 부모나 동일해 보인다. 아마도 의대는 입학의 순간부터 약 10년의 시간동안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싸여 있어서 그런 듯 싶지만 그래도 의대에 일단 입학을 해야 나머지 10년이 있는 거지 입학을 못 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돌아가는 것이 안전하고 확실하게 의대에 입학하는 지름길이 될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을 다시 강조한다. 부족한 점은 보완해야만 하며 일반적으로 의대에 불합격하게 되는 부족한 점들과 각 사항에 대한 보완책을 알아보자.
학점이 낮은 경우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은 재수강을 통한 학점보완 및 해당과목에 대한 지식습득 보다는 MCAT 학원에 등록하여 MCAT 고득점을 노리는 악수를 택한다. 해당과목에 대한 지식이 없는 학생이 재수강을 통해 해당과목에 대한 재정비를 하지 않고 MCAT 고득점을 받는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다. 이는 유산상속을 많이 받아 유유자적 생활하는 경우와 유사한 경우이다. 즉, 부모가 아주 뛰어난 두뇌를 자녀에게 물려준 경우에만 가능한 일이고 또한 물려받은 유산을 잘 관리하는 경우이지 탕진하는 경우라면 불가능해진다. 자녀의 학점이 안 좋다면 재수강을 해야 할 지 아니면 MCAT 학원에 등록을 해야 할 지 누구보다 그 학생의 부모가 잘 알 수 있으니 참고하자. 여기서 뛰어난 두뇌의 기준은 의대생들 사이에서도 뛰어나다고 인정받을 수준의 뛰어난 두뇌를 의미하는 것이지 중고등학교 시절에 학교에서 공부를 조금 했다는 정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엄중히 지적하겠다.
MCAT 성적이 안 좋은 경우는 당연히 다시 시험을 봐서 성적을 올려야 하겠다. 일반적으로 두차례 보다 많이 MCAT을 보는 것은 권하지 않는 금기사항이다. 하지만 두번의 도전 다 원하는 성적이 안 나왔다면 다른 수가 없이 세번이고 네번이고 반복적으로 봐야만 한다. 이런 경우라면 원하는 성적이 나올 때까지 보든가 아니면 포기하든가 둘 중 하나만 가능한 상황이니 일반적인 기준은 떠올릴 필요조차 없다. 최선을 택할 수 없다면 최악을 피하고자 노력해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주지하자. 하지만 무턱대고 반복적으로 시험을 보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CARS, 즉 영어 독해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한 재시험에서 성적이 오른다 해도 전혀 무의미 하다는 것도 잊지 말자.
클리니컬 경험이 부족한 경우라면 절대적으로 경험을 쌓고 재도전을 해야만 한다. 의대에 가겠다는 학생이 연구실에서 보낸 시간은 수천 시간이 되는데 실제로 환자를 만나본 시간은 수십시간 밖에 안된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의대에 낙방한 한인학생들의 대부분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학점관리와 리서치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다 보니 자기계발은 차치하고 의료적 경험을 쌓을 시간이 없었다는 궁색한 변명이 일반적이다. 만일 이런 경우라서 대학시절에 의료경험을 쌓지 못 했다면 지금이라도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여 의료경험을 쌓게 하자. 의대에 갈 학생이 있어야 할 첫번째 장소는 연구실이 아니라 환자들이 있는 곳이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 왜 그리도 어려운 얘기로 간주되는지 정녕 의문이다. 연구를 담당하는 박사들이 자신들의 연구실적을 위해 우리 자녀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보자. 연구경험이 불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의료경험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며 이에 반대되는 의견을 말하는 자녀라면 의대에 진학하기 어려울 것이고 설혹 운 좋게 의대에 진학한다고 하더라도 정작 자신보다는 그 배우자에게 더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의대입시는 아주 많은 스마트한 학생들이 엄청난 노력을 경주하는 경쟁의 현장이다. 어기서 요행수를 바라는 것은 말리고 싶다는 것이 오늘 필자가 전하는 핵심이니 자녀가 제대로 판단을 못 한다면 부모라도 제대로 판단하자.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노력하자.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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