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도윙(Shadowing)이란 말 그대로 그림자 역할을 의미한다. 의대에 진학하기를 원하는 학생이라면 당연히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현장을 지켜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고 이 행위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다른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것에 기인해 쉐도윙이라 부르고 있다. 관찰학습 정도로 의역하면 이해에 좀 더 도움이 되겠다. 부모나 지인이 피지션인 경우라면 프리메드 과정에 있는 자녀가 쉐도윙 기회를 잡는 일은 문제가 되지 않겠으나 일반적인 경우라면 막막할 수도 있으므로 일반적으로 프리메드 학생들이 쉐도윙 기회를 잡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니 자녀들의 경우에 맞게 조언해 주기 바란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부모가 피지션인 경우라면 쉽게 자녀에게 쉐도윙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가능하면 부모가 진료하는 모습을 관찰하게 하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주변의 다른 다양한 피지션들의 진료를 관찰하게 해주자. 가능하다면 추후에 쉐도윙 피지션의 추천서도 받으면 도움이 되는데 부모가 쉐도윙 피지션으로 자녀에 대한 추천서를 적어 주는 것은 객관적 신뢰도 면에서 그리 높은 점수를 얻기 어려우니 피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다른 피지션을 쉐도윙하게 하자는 것이다. 얼마 전 어떤 유학생이 본인의 부모도 한국에서 피지션이지만 미국에서 쉐도윙을 해야 하므로 문의를 해왔다. 그 학생에게 일단 한국에서 충분한 쉐도윙 경험을 쌓고서 미국에서 추가적으로 쉐도윙 경험을 쌓는 것을 권해줬다. 물론 미국에서 미국의대에 진학하고자 하므로 미국내에서 쉐도윙 경험을 쌓는 것이 맞는 것이지만 그 학생의 경우처럼 미국내에서 다른 리소스가 없어서 쉐도윙 경험을 쌓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일단 손쉽게 쉐도윙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한국에서 충분히 피지션들의 진료행위를 관찰하기를 권한다. 그 이후에 추가로 아래에 소개하는 방법들을 동원하여 미국내에서도 쉐도윙 경험을 쌓는다면 미국에셔 의대에 진학하는데 미국내 쉐도윙 시간이 적기 때문에 불합격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쉐도윙을 통해 학생이 배워야 할 점은 피지션과 환자의 대화내용에 그 핵심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수술실에서 쉐도윙을 할 수도 있으나 궁극적으로 수술실에서도 환자를 위한 의사의 노력을 관찰하는 것이므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이런 환자중심의 사고방식을 관찰하는 과정은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 모든 피지션들이 공통으로 보여주고 있을 것이므로 그 장소가 어디인지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내 쉐도윙 경험이 전무하다면 그건 조금 곤란하다. 적어도 미국내 진료문화를 경험해 보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피지션이 아닌 학생들이 일반적으로 쉐도윙을 경험하는 것은 학교를 통해서다. 이것 또한 특권에 속하겠지만 한인 학생들이 많이 재학하는 대학들은 대부분 의대가 존재하는 대학들이므로 학교 자체에서 프리메드 학생들에게 자체 대학병원에서 쉐도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코넬처럼 대학과 의대가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라도 여름학기에 어번 세미스터(Urban Semester)라는 여름학기 과정을 통해서 맨하튼에 위치한 코넬 대학병원에서 여름방학동안 코넬 대학 프리메드 학생들이 쉐도윙 및 인턴쉽을 경험할 수 있게 돕는 경우도 있고, 쟌스 합킨스 대학처럼 매 학기 신청자를 모집해 같은 도시인 볼티모어에 위치한 쟌스 합킨스 의대병원에서 학기 중에 쉐도윙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명문 사립대학 뿐 아니라 주립대학들도 자체 의대가 있는 경우에는 학부생들에게 다양한 의료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이 중 UCSD(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샌디에고)와 UC Davis(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대이비스)의 경우가 아주 모범적인 경우에 속한다. 의대가 존재하는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하면 좋겠지만 이 역시 신청자가 많아서 경쟁을 거쳐야 하니 자신이 이런 기회를 활용해서 무엇을 배우고자 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표현해야 한다.
의대가 없는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라면 가족내에서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어려서 학생이 다니던 소아과도 좋고, 현재 부모가 다니는 내과도 좋으니 가족들이 다녔거나 다니는 클리닉에서의 쉐도윙을 부탁해 보자. 큰 대학병원에서의 쉐도윙만이 인정받는 것이 아니다.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일상에서 환자중심의 사고방식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한다면 어떤 환경에서 쉐도윙을 해도 무관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같은 교인 중에 의사가 있다면 부탁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평소 교회자체의 의료선교여행 등에 전혀 참여하지 않던 학생이 부탁할 때는 좀 더 신중하자. 이 방법도 안 된다면 주변의 병원에 직접 찾아가서 부탁을 하면 된다. 물론 전화나 이메일로만 연락하고서 아무도 답을 안 준다며 불평하는 모자란 학생도 있다. 자시 소개서라도 만들어서 직접 방문하여 쉐도윙 기회를 부탁하고서 연락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이다. 진료하는 의사의 입장에서 환자들에게 매번 쉐도윙 학생의 존재를 알려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하는데 학생은 이메일 한통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한다면 성의가 없어 보일 수도 있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기만 한다고 표현했지만 환자정보에 대해 비밀유지서약(HIPAA compliance)에 서명도 하고 환자가 학생에게 질문을 하면 대화를 하는 일도 존재하듯 쉐도윙 기회를 학생에게 제공하는 것이 피지션 입장에서 조금은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그들도 프리메드 시절에 거친 과정이므로 어떤 자세로 부탁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내가 정성을 다하지 않는데 상대가 내게 정성을 다하리라고 믿는 학생이 있다면 생각을 바꿔주는 것도 부모의 임무라고 본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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