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졸업반 학생들이 어떤 병원에서 전공의로 트레이닝을 받을 지 결정이 되는 Match 과정에서 가장 좋은 결과는 자신이 정한 전공분야를 일순위로 신청한 병원에 매치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의대생들이 그런 꿈같은 결과를 얻지는 못하며 일부는 재도전을 해서 다음 해에 매치되기도 하는데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은 매치 재도전 의대생들이 택하는 Preliminary Position을 거쳐야 하는 학생의 가정에서 불안한 마음에 해온 질문에 대해 사실적인 답변을 했기에 소개하니 유사한 상황에 처한 가정이라면 참고하기 바란다.
“미국내 의대 중에 중위권 MD 스쿨 졸업반인 자녀가 Prelim Position에 매치가 되었는데 이런 경우에도 내년에 재도전하면 원하는 병원에 매치가 되어 의사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라는 안타까운 질문은 원래 질문에서 학교이름과 병원이름 등을 제외한 핵심내용이다. 이에 대한 필자의 답글은 다음과 같았다. “아쉽겠지만 그래도 Prelim Position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배우고 일한다면 내년에 지금 근무하는 그 병원에 매치가 될 수도 있고 거기보다 더 원하는 병원에 매치가 될 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 마시고 자녀에게 용기를 주는 덕담을 꾸준히 반복적으로 해준다면 간혹 기운이 빠지더라도 다시 힘을 내서 환자들을 돌보며 지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Prelim Position에 매치된 레지던트도 의사이니 자부심을 가지셔도 좋습니다. 실제로 약 7년전에 제가 지도했던 학생들 중에도 이비인후과를 원했으나 매치가 되지 않아 일반외과 Prelim으로 일년을 지내고 나서 본인이 원하는 이비인후과에 매치가 되어 지금은 근사한 대학병원에서 이비인후과 전문의로 지내고 있는 젊은 의사가 있으니 참고하십시오. 그 Prelim 기간 중에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과 동료들과 잘 어울리는 팀플레이어의 모습을 보여준 결과 그곳에서 강력한 추천서를 받을 수 있었고 수술실에서의 경험을 이비인후과 의사가 되어서도 잘 활용하겠다는 새로운 Personal Statement이 두번째 매치에 도전할 때 큰 도움이 되었으니 낙심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배우고 환자들을 위해 일하며 지내면 된다고 자녀에게 전해 주십시오.”
앞에서 소개한 Prelim Position이란 전공의로 트레이닝을 받을 때 확정된 자리가 아니고 일년 혹은 이년만 임시로 근무하는 보직을 의미한다. 원래는 Preliminary Position이라는 것이 정식명칭이지만 줄여서 Prelim이라고 부르니 자녀들과 대화할 때는 단순히 프릴림이라고 하면 되겠다. 이 Prelim에 매치가 되어도 대부분 일년이지만 계약기간 동안은 해당병원에서 전공의로 배우며 근무하는 의사생활을 하는 것인데 미국내 MD School 졸업생이더라도 이런 경험을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며 주로 경쟁이 치열한 전문분야인 외과나 이비인후과 등에서 생기는 현상이고 Primary Care 분야에서는 덜 발생한다. 하지만 캐리비언 의대출신의 학생이라면 많이 겪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너무 낙심할 필요가 없다. 안타깝기는 하지만 캐리비언 의대들이 광고하며 대부분의 졸업생들이 매치에 성공한다고 자료를 발표하는데 이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오늘 설명하는 Preliminary Position을 매우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미국내 좋은 병원의 외과에도 매치가 된다는 표현은 정말 호객행위로 간주해도 좋을 수준이라 임시직인 Preliminary Position이 거의 대부분이고 제대로 매치가 되어 그곳에서 쭉 트레이닝을 받는 정규직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Categorical Position은 매우 드문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미국 의대를 졸업한 학생이라면 다음 해에 재도전을 하거나 운이 좋다면 근무 중에 다른 병원에서 본인이 근무하는 분야에 Categorical Position이 생겨서 다음 해까지 기다리지 않고 이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캐리비언 의대를 비롯한 외국의대 출신이라면 재도전에서도 또 다시 임시직인 Prelim에만 매치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학생의 여러 조건들을 고려하여 Prelim을 경험한 이후에 다시 매치에 도전할 때 본인이 원하는 분야에 다시 도전할 지 아니면 경쟁이 덜 치열한 분야를 선택하여 일단은 미국에서 의사로 살아가는 것에만 집중할 지에 대한 현실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 외국의대 졸업생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지만 미국병원들이 외국의대 졸업생들을 받아들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의사가 부족한 분야나 지역에서 외국의대 졸업생들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라는 명백한 사실을 염두에 두면 도움이 되겠다. 물론 외국의대 졸업생이더라도 영어실력이 뛰어나다면 그나마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뛰어난 영어실력은 외국인 중에 잘하는 영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대 졸업생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거의 없는 수준을 의미하니 참고하자. 그러므로 미국에서 대학을 나온 학생이 외국의대를 졸업하고 미국병원에서 레지던트로 근무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외국대학을 나온 외국인이 외국의대를 졸업하고 미국병원의 레지던지 프로그램에 도전할 때 보다 유리할 수 있다. 또한 매치에 실패한 학생은 모두 Prelim을 거쳐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학생에 따라 일년간 리서치를 거치고 재도전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으니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재도전이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절실한 노력과 함께 현실적인 목표설정을 할 수 있다면 가능한 일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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