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27일부터 미국 의대 졸업반 학생들과 해외 의대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사이클의 레지던시 매치 과정은 다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받고 있다. 당사자인 미국 의대 4학년 학생들은 관심이라는 단어보다는 극심한 불안감과 혼란을 겪고 있는데 이들이 바로 USMLE Step 1을 Pass/Fail로 통과한 첫번째 의대생들이기 때문이다. 각 병원의 레지던시 선발 담당자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인데 그동안 레지던시 매치를 위한 가장 확실한 기준이 되었던 Step 1 성적이 없는 상태에서 매력적인 인원을 선발하는 것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도전하는 의대생들도 돕고 선발하는 병원 프로그램들도 돕기 위해 최근에 활성화된 제도가 MyERAS Application을 제출하며 표시하는 Program Signaling이니 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제대로 활용하면 당연히 매치에 유리할 것이다.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더 그 효력이 커질 것이 명확한 Program Signaling은 모든 전공과가 활용하지는 않지만 작년보다 2개과가 늘어난 20개의 전공과에서 활용하는데 이중에는 마취과, 피부과, 방사선과, 응급의학, 일반외과, 내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흉부외과, 소아과, 정신의학과 등의 대표적인 전공과들이 포함되어 있으니 거의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이 시그널링을 활용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또한 전공과 별로 시그널링을 보낼 수 있는 숫자가 제한되어 있으니 어떤 전공과가 참여하는 것과 함께 시그널링에 참여하는 각 전공과별로 허용된 시그널링의 숫자를 인지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작년과 달라진 상황은 흉부외과처럼 작년에 없던 전공과가 새롭게 포함되고 비뇨기과처럼 작년에 참여하던 전공과가 더 이상 동참하지 않는 외형적인 것보다는 Home and Away Rotation에 참여했던 병원 프로그램들 모두에도 시그널을 보내라는 지침인데 이 지침을 과연 따라야 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올해 지원자들의 가장 큰 결정사항이 될 것이다. 작년에는 전공과별로 Home and Away Rotation Program에 Signaling을 활용할지에 대한 지침을 정확히 발표했으므로 조금 덜 혼란스러웠으나 올해는 모든 관심이 가는 프로그램에 시그널을 보내라고 의대 연합회가 권장하고 있는데 그런 권장을 하는 이유는 모든 지원자들이 동일한 조건으로 시그널링을 활용하게 하고자 하는 노력이 숨어있다. 즉, 미국의 MD School 졸업반 학생들은 굳이 Home Program에 시그널링을 하지 않아도 해당 의대 부속병원에서 이미 Rotation을 거쳤고 추천서도 해당 의대 교수들에게 받았으나 DO School 졸업반 학생들과 외국 의대 졸업생들은 대부분의 미국내 유명병원에서 실습을 해본 적이 없으므로 자신이 졸업한 의대 부속병원, 즉 Home Program에 시그널링을 할 수 없고 모든 병원에 시그널링을 해야 하므로 불리하다는 점을 해결하고자 올해는 모든 지원자들이 자신이 재학 중인 의대 병원에도 지원했다면 그곳도 시그널을 해야 하는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권장사항을 만들어 발표한 것이다. 이미 인지했겠지만 Home Program이란 의미는 자신이 다닌 의대의 부속병원을 의미하고 Away Program이란 외부 병원을 의미하는데 미국 의대생들은 본교 병원에서만 실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면 외부 병원에서도 실습을 할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하므로 Home and Away Rotations 란 표현을 쓰고 있다.
흉부외과는 3개의 시그널링만 허용하고 내과는 7개의 시그널링을 허용하며 정형외과는 30개의 시그널링을 허용하니 예를 들어 앞에서 설명한 내용을 다시 설명하겠다. 현재 UCLA 의대 4학년 A 학생은 흉부외과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지원하고 있는데 일단 Home Program인 UCLA 병원에서의 실습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UCLA 프로그램에는 당연히 지원하고자 하며 스탠포드 의대병원에서도 실습을 했으므로 Away Rotation Program인 스탠포드 프로그램에도 지원하고자 한다. 이 때 A 학생이 Home and Away Rotation을 한 모든 프로그램에도 시그널링을 해야만 한다면 남는 시그널링 기회는 단 한곳의 프로그램에만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직접 한달동안 실습을 하며 각 프로그램에서 추천서도 받고 그곳에서 레지던트로 생활하고 싶다는 표현도 구두로 한 상태에서 그 두 프로그램에 시그널링을 사용하는 것은 아까운 일이기에 권장사항과 무관하게 A 학생은 UCLA와 스탠포드 프로그램을 제외한 세 병원의 흉부외과 프로그램들에 시그널링을 활용하여 인터뷰 초대의 가능성을 높이고자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DO School 졸업반 학생인 B 학생이 만일 A 학생과 마찬가지로 UCLA와 스탠포드 병원의 흉부외과 프로그램에 지원하고자 한다면 이 두 프로그램 모두 Home Program이 아니므로 시그널링을 A 학생보다 불리한 입장에서 활용해야 하는데 논리이며 서울대 의대나 캐리비언 의대 등의 외국 의대를 졸업한 모든 의대 졸업생들도 역시 DO School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불리한 조건일 수 밖에 없으므로 이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배려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권장사항이지 강제조항이 아니므로 미국의 MD School 졸업반 학생들은 Home and Away Rotation에 참여한 프로그램에는 구두로 비공식이지만 훨씬 더 강한 시그널링을 보내고 Program Signaling이라는 제도는 그 외에 관심있는 프로그램에 활용하고 있으니 참고하자.
이러한 현실을 보고 혹시라도 DO School 4학년 학생이나 외국 의대 졸업생들이 의기소침 해질 필요는 없다. Home Program에서 본교생을 더 잘 알고 있는 건 명백한 사실이지만 그 사실이 항상 긍정적인 영향만 주지는 않을 수도 있다. 본교생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레지던트들을 본교생으로 선발하는 프로그램은 단 한곳도 없으니 시그널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인터뷰에 초대받는 것에 집중하기 바란다.
시그널링의 기본은 정해진 숫자만큼의 잘 어울리는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니 이 또한 스스로가 자기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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