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의대 인터뷰에 다녀온 학생들이 감사편지를 보내는 것이 당연하고 좋은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주에는 감사하는 마음이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에 대해 좀 더 강조하기 위해 최근에 필자가 받은 감사편지 한 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전면에 Thank You So Much 라고 인쇄가 되어 있는 푸른색 카드를 열어보니 왼쪽 면에는 부모의 글이 한글로, 그리고 오른쪽 면에는 학생의 글이 영어로 적혀 있는 그 땡큐카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남 경윤 선생님께, 몇 년 전에 선생님을 처음 뵈었을 때 저희 아이의 학교성적을 들으시고 걱정스럽게 보시며 그렇지만 함께 노력하면 해낼 수 있다고 의대 진학의 희망을 주셨었죠. 선생님의 도움과 안내로 이번에 의대 합격의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가 원장님을 만나게 되어서 저희 아이에게는 인생에서 꼭 만나야 할 중요한 사람 중에 한 분이고 저희 가족한테는 큰 축복이고 기쁨이고 감사입니다. 저희 아이의 의대 진학 끔을 이룰 수 있게 사랑으로 잘 지도하여 주고 인도하여 주셔서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직 해당 학생의 가정에 실명을 사용해도 좋냐는 의견을 묻지 않았기에 학생의 이름을 “저희 아이”로 대체한 것을 제외하고는 적혀 있는 내용 그대로 소개했다. 이어서 학생의 글은 영어로 적혀 있는 그대로 소개한다. “Dear Mr. Nam, Thank you very much for your guidance and support over the past three years. I am overjoyed to be accepted to medical school! It has been such a pleasure to have been your student and I would not be on this path without your help. I am so appreciative of the time you have spent encouraging me and for the opportunities you have provided to me. I will always remember to have a patient-oriented heart and use my knowledge to serve others. Thank you again and I hope to let you know if there is any additional good news!” 학생의 글에서는 얼마 전에 합격통지를 받은 의대 이름만 제외하고 소개했다. 3군데의 뉴저지 주립의대 중 한 곳이지만 역시 이 내용을 소개하는 것에 대해 해당 가족과 상의하지 않았으므로 개인정보 보호차원에서 그 부분만 제외하고 글을 소개했다.
이 감사편지를 읽으면 그냥 막연히 형식적으로 감사한다는 글을 보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지난 3년여 시간동안 이 학생 및 가정과 함께 이겨온 힘든 순간들이 감동적인 뮤직비디오처럼 요약되어 흘러가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으로, 멘토로서의 보람이 가슴을 채운다. 처음 만나 아이비 리그 대학에 적응이 어려웠던 학생의 성적의 의미를 전체 학점만 보지 않고 시기별 과목별 분석을 했고, 휴학도 불사하고 필자의 조언을 믿고 충실히 따라와 준 학생과 그 길고 힘든 시간들을 묵묵히 옆에서 응원해 주던 부모가 겪었을 불안한 긴장감과 자녀의 미래에 대한 간절함이 필자도 온 힘을 다하고 머리를 짜내어 조언하고 응원하고 꾸짖고 칭찬하며 지내온 원동력이 되었다. 학생에게 환자중심의 사고방식을 주입식이 아닌 실제 경험을 통해 가르치기 위해 어려가지 활동을 하게끔 지도했고, 봉사활동을 위해 다른 여러 학생들과 함께 비행기를 갈아타 가며 다녀오던 어느 새벽 비행기 안에서 다른 학생들은 피곤하여 잠을 청할 때 이 학생은 책을 펴 들고 공부하는 모습이 이 감사의 글을 읽으며 필자의 마음 속에서 다시 살아나 미소 짓고 있다. 그 기억들 때문에 올 해에도 벌써 여러 장의 감사편지를 받았지만 특별히 이 학생의 가정으로부터 받은 글을 소개하는 것이다. 전형적인 글, 즉 “선생님의 지도로 저희 아이가 의대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감사의 글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감동이 적다. 그 카드에 아무리 큰 액수의 선물카드가 동봉되어 있더라도 감동이 적은 건 적은 것이다. 선생이란 직업을 택한 사람들의 성향은 물질계가 주는 영향보다 정신계에서 받는 영향에 더 민감한 것이 일반적이며 그렇지 않은 성향의 인물이 선생을 하고 있으면 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비록 프라이빗 섹터에서 선생을 하고 있지만 필자도 이런 성향을 갖고 있으므로 감사의 글도 정확히 어떤 점에 감사한 지를 언급하면 그 감동이 훨씬 크다는 얘기를 전하고 있다.
의대에서 학생들을 인터뷰 하는 인터뷰어들 대부분은 본업이 의사로서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든 아니면 학자로서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며 살아가든 해당 의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이란 역할을 택한 사람들이기에 그들도 많은 감사를 받으며 살아간다. 감사 받을 줄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떤 감사의 글이 마음에 와서 닿는 지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에서 특정 주제에 대해 학생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얘기해 줬더니 그 점이 그 학생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 듣는다면 본인이 이 세상에 와서 살아가며 작은 긍정의 씨앗 하나를 심었다는 기쁨과 감사를 느낄 것이다.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은 잘 모르겠지만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들은 감동이란 단어를 즐긴다. 보람이란 단어로 표현하기는 조금 모자란 경우들이 존재하며 그 감동은 자신이 뿌린 씨앗이 곧게 잘 자라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으뜸이다. 혹시 그렇지 않은 부모들이 있다면, 부모들부터 감사를 표할 때는 정확하게 무엇에 대해 감사하는 지를 표현하며 살아가자. 그래서 그 모습을 보며 자란 자녀들이 누군가에게 감사를 표할 때는 무엇에 대해 감사한 지를 제대로 표현하면 좋겠다. 의대에 진학하고 못 하고 보다도 더 중요한 일이라고 믿지만 하물며 그런 점이 의대 진학에도 도움이 된다는데 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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