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17년도 의대 신입생을 선발하기 위한 인터뷰도 피크를 지나 후반부로 내닫고 있다. 벌써 합격의 기쁨을 누리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는 11월이 되었으니 추수의 계절이라는 감성에 젖기에 충분하다. 물론 아직도 인터뷰는 지속되고 있고 아마도 내년 3월에도 인터뷰에 참석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8월말부터 10월말 사이에 인터뷰에 다녀온 학생들의 합격확률은 11월 이후에 인터뷰에 다녀오는 학생들보다 높은데 그 여러가지 이유들 중에 이들은 인터뷰에 다녀와서 감사의 마음을 잘 전달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열심히 살아온 학생들 답다. 지난 해에 인터뷰에 까지 다녀왔으나 의대에 합격하지 못해 다시 준비한다는 학생들을 만나보면 일부는 인터뷰 이후에 감사편지를 보내야 하는 건지도 모르고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번 사이클에 아직 합격의 기쁨을 누리지 못 하고 있는 학생이 조만간 인터뷰에 참석하게 된다면 꼭 감사편지를 적게 하자.
감사편지, 즉 Thank You Letter에는 특별한 형식은 없다.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면 된다. 이메일로 보내도 되고, 손으로 적어 엽서로 보내도 좋다. 만일 감사하지 않다면 보내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대부분 합격생들의 인터뷰 내용은 감사할 만한 대화가 이루어졌을 확률이 크다. 일단 자신을 인터뷰한 그 분들도 바쁜 시간을 내서 만나준 고마운 분들인 점은 확실하므로 감사한 가장 기본적인 일은 벌써 발생한 것이다. 자신의 이력에 관심을 갖고 꼼꼼하게 질문해 준 점도 감사한 일이다. 특히 인터뷰어가 특정 주제에 관해 자신의 의견을 학생에게 전달하는 일이 있었다면 이는 아주 많이 감사할 일이다. 열심히 살아온 인생선배의 고견을 듣는 것은 금전적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귀한 경험이며 젊은이들이 미래의 주인공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다. 감사할 것이 없었다고 말하는 학생은 아마도 지극히 운이 나빠서 신경질적이고 인터뷰에는 관심도 없었던 준비되지 못한 인터뷰어를 만난 경우일 것이다. 설마 부모로부터 제대로 가정교육을 받지 못 해 감사할 일이 없었다고 말하는 한인 학생은 없을 것이다. 적어도 미국에서 자란 학생들 중에는 절대로 없다. 부모가 한국에 있으며 어려서 조기유학을 온 학생들 중에는 걱정되는 모습도 살짝 보기는 했지만 그래도 우리 한인 학생들 중에는 그렇게 가정교육을 못 받은 학생은 거의 없다. 여기서 한 가지만 짚고 가자. 학생들의 인성이나 사회성은 단연코 가정에서 형성된다. 학생을 만나보면 부모의 모습이 보이는 이유이고, 부모를 만나보면 학생의 모습도 거의 보인다. 물론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라왔는지가 또 다른 변수지만 자녀의 사회성에 문제가 있다면 그건 부모의 책임이라고 말하고 싶다. 필자가 이렇게 강조하지 않더라도 자녀를 키워본 가정에서는 모두 안다. 놀라운 유전자의 역할과 부모를 닮은 자녀의 모습에 깜짝 놀라본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장점이든 단점이든 말이다.
매년 할로윈 저녁이면 반복적으로 느끼는 것이 미국의 감사하는 문화는 사랑받으며 자라나는 생활 속에서 익혀지는 것이라는 점이다. 어두워지는 시간이 되면 아주 어린 이웃 친구들이 트릭 오어 트릿을 외치며 나타나며 쵸코렛을 건네주면 뒤에서 지켜보던 그 아이의 부모가 감사하다는 인사를 해야한다고 가르친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어린이들은 웃으며 땡큐를 외치고는 다음 집으로 향한다. 종교적으로 할로윈이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여부는 지금 중요하지 않다. 할로윈의 여러 순기능 중에 필자에게 가장 강하게 다가오는 것은 커뮤니티 행사에 참여하는 것과 감사하는 마음이고, 이런 것들이 모여서 한 인간의 사회성 형성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리라고 여기는 것이다. 그렇게 쵸코렛을 받아 기뻤던 한 아이의 기억이 어른이 되어 동네 꼬마들에게 쵸코렛을 나눠주는 기쁨으로 변화하고 작은 것을 주고 받으며 서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가게 되면 우리 사회는 좀 더 살 만한 곳이 되어 간다고 믿는다. 공부하기 바빠서 할로윈 저녁에도 숙제와 악기연주 연습만 하던 자녀라면 사회의 건전한 문화를 즐기지 못 하는 것만 아니라 사회성 형성에도 아쉬운 점이 남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해본다. 할로윈 저녁에 동네순회를 하게 하든 아니면 숙제를 하게 하는 것은 바로 부모의 결정이므로 부모의 가치관이 자녀에게 그대로 전달된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해가 갈수록 세상이 흉흉해 지다 보니 준비한 쵸코렛이 점점 더 많이 남게 되어 아쉽다. 하지만 할로윈이 아니더라도 부모의 가치관을 자녀에게 전달해줄 기회는 많이 있을 터이니 커뮤니티에 속해서 서로 감사하며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자녀들도 자연스럽게 건강하고 건전한 사회성을 배우고 익히며 성장할 것이고 특별히 학습능력에 문제가 없는 한 의대에 진학하여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11월 이후에 인터뷰에 참석하는 학생이라면 특히나 조금은 불리한 싸움을 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벌써 많은 학생들이 합격통지를 받은 학교들이 거의 대부분이므로 작은 것 하나라도 놓쳐서는 안된다. 진정 그 인터뷰를 즐기고 와서 그 즐거움에 감사하는 인사를 하는 당연한 절차를 챙겨주자. 그 감사함과 간절함이 전달될 것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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