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8월이다. 새로운 의대입시 사이클이 시작된 것도 3달째로 접어들고 있는 이 시점에도 지난 사이클 의대입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이 존재한다. 지난 주에도 웨이팅에서 풀려 합격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 학생이 있으니 무모한 일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이제는 마음을 비우는 것이 좋다고 해주고 싶다. 현실적으로 0.001%의 기회만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8월은 의대입시일정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상당하다. 모든 의대의 신학기가 시작되는 시기이다. 8월 1일에 학기가 시작하는 의대도 있고 8월 8일에 시작하는 의대도 있다. 아무리 늦어도 8월이 가기 전에 모든 의대에서는 신입생들을 받아서 교과과정을 시작한다. 물론 의대 2학년이 끝나고 나면 학기제라는 것은 큰 의미도 없이 실습을 나가서 현장교육을 받지만 적어도 신입생들의 의대생활은 8월에 시작된다. 그러므로 8월에 대기자 명단에서 벗어나 합격의 기쁨을 누리는 학생은 일년에 한두명으로 제한된다. NYU 의대/치대처럼 학비는 많이 비싸고 학자금 지원은 강하지 않은 학교들의 경우에 마지막 순간까지 학자금을 만들어보다 포기하는 학생이 발생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므로 8월에도 대기자 명단에서 벗어나는 경우를 경험하기는 했지만 확률적으로 그런 일이 본인에게 발생하기는 어려운 일이므로 이제는 마음을 비우라고 하는 것이다.
마음을 비워야 할 또 다른 상황은 작년에 의대에 지원한 학생 중에 인터뷰에도 다녀오지 못 한 학생이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고 있는 경우이다. 생각보다 많은 가정에서 아직도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 이유는 의대로부터 아직 불합격 통보를 받지 못 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니 가슴이 먹먹해 진다. 절대로 친절하지 않은 집단이 입시철의 의대이다. 원서를 무료로 검토하는 것도 아니면서 불합격 통보를 해주는 것 조차 안 하는 의대가 존재한다. 물론 불합격 통보를 해주는 의대가 더 많지만 안 해주는 의대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이 사살이다 보니 일부 가정에서는 아직 아무 통보를 받지 못 했으므로 아직도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믿고 기도하며 매일매일을 간절하게 지내고 있다. 더 이상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모진 얘기를 전한다. 특히 인터뷰에도 못 다녀온 학생에게는 2016년도에 의대에 입학할 가능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인터뷰에 다녀와서 웨이팅 리스트에 오른 학생들 조차 이제는 합격의 가능성이 0.001%라고 한 점을 주지하기 바란다. 그리고 이런 경우에는 의대에게만 뭐라고 할 일은 아니다. 이 시점이면 당락에 대해 연락을 주지 않은 의대에 학생 스스로가 연락을 해도 여러 번 해서 본인이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만 한다. 무작정 기다리기만 한 학생이라면 의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에 의구심을 품어봐도 좋다고 보이니 이런 상황에 처한 가정이라면 자녀와 심각하게 대화를 해보라고 강력히 권한다. 만일 의대 진학에 대한 의욕은 강하다고 느끼지만 지금껏 넋 놓고 기다린 학생이라면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적 자세에 대해 부모가 가르치기를 또한 권한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도전하며 살아가라는 조언이 필요한 학생으로 보인다. 우리 한인사회에 이런 상황에 처한 가정이 매년 상상보다 많기 때문에 언급하고 있다.
여태 기다리기만 하고 있던 학생이 이번 사이클에 도전하겠다고 하면 그것도 일단 말리는 것이 좋은 일로 보인다. 기다리고 있던 시간 중에도 꾸준히 의대입학을 위한 노력을 해온 학생이 아니라면 의대입시에 떨어지자 마자 특별히 달라진 것도 없이 바로 재도전을 해서는 승산이 없는 싸움을 하게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모든 의대에서는 두번째 도전하는 학생은 다 받아준다. 하지만 하버드 의대나 UCLA 의대처럼 세번째로 도전하는 학생은 원서조차 받아주지 않는 의대도 존재하니 재도전은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이다. 재수, 삼수, 사수를 해서도 의대에 진학시킨 학생은 매년 많이 있지만 전략을 제대로 짜지 않고 막무가내로 혼자서 삼수까지 하고서 도움을 요청하는 학생에게 첫번째로 필자가 요구하는 것은 기다리는 마음이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자 한다면 이에 드는 시간을 인정하고 기다리는 마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인내력이 없는 학생에게 의대는 절대로 그 문을 열어주지 않을 것이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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