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이맘때 Northwestern 대학이 대학/의대 통합과정인 HPME(The Honor’s Program in Medical Education)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과 함께 다수의 의대 통합과정이 더 이상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기로 했다는 결정을 전했는데 올해는 Boston University이 대학/의대 통합과정인 SMED(Seven Year Liberal Arts/Medical Education) Program츨 통해 더 이상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는 등 의대 통합과정이 줄어들고 있다. 의대 숫자는 매년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데 통합과정은 반대의 경향을 보이는 이유를 함께 알아보자.
약 10년전에 USC가 의대 통합과정을 폐쇄하더니 그로부터 약 2년 후에 UCSD도 의대 통합과정을 폐지하는 등 캘리포니아에서 먼저 의대 통합과정이 폐쇄되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캘리포니아야 말로 스패니쉬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므로 스패니쉬가 모국어인 의사를 가장 많이 필요로 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히스패닉 학생들의 의대 입시 성공률은 그리 높지 못했고 특히 고교시절에 다양한 봉사와 연구실적 그리고 리더쉽 등을 갖춰야 선발될 수 있는 의대 통합과정에 히스패닉 학생들이 합격하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보니 단 한자리라도 더 히스패닉 학생에게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의대 입시가 바뀌어야만 했고 특히 의대 통합과정은 사라져야만 하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물론 같은 기간내에 California Northstate 이란 의대가 신설되고 그 학교에서 의대 통합과정을 선발하기 시작했지만 북가주에서의 상황은 남가주에서의 상황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고 신설 의대라 고교시절에 훌륭하게 준비를 한 재원을 받아들여 학교의 수준을 단기간에 올리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Northwestern 의대 통합과정이 사라진 배경은 인도계 학생들의 독과점이 너무 심해지다 보니 그 거부감이 극도에 달하기도 했고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는 프로그램이라는 교내 반발이 심해진 것이 문제로 보인다. 프로그램 책임자도 인도계 교수이고 학생들의 대다수도 그러하니 입시에서부터 공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보인다. 하지만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의대 통합과정이 사라진 이유는 조금 다른 곳에 있었다. 그 프로그램을 통해 WashU 대학에 입학한 학생이 계속 조건부 입학특권을 유지하려면 3.8 이상의 학점을 유지해야 하고 MCAT 성적도 최상위권에 들어가야만 하니 그런 조건이라면 다른 의대에 지원해도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굳이 그 프로그램에 머물고자 하지 않는 학생이 늘어났다. 또한 그 프로그램에 입학했다가 대학 졸업시에는 WashU 의대에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이 늘어나다 보니 해당 프로그램은 고교생들에게 인기가 줄어서 매력적인 학생을 선발하고자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서 그 임무를 제대로 담당하지 못하게 된 것도 폐쇄된 이유 중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 BU 의대 통합과정이 폐쇄된 이유는 조금 더 건설적으로 보인다. 의대가 십여명의 학생들을 따로 선발하여 입학을 허락하기로 자리를 배정할 바에는 차라리 본교생 중에 열심히 대학생활을 한 학생들에게 그 혜택을 주고자 하는 현실적인 이유와 더불어 소외된 지역에서 대학교육을 받는 학생들 중에 매력적인 학생들을 선발해 BU 의대의 일원으로 받아들여 그들로 하여금 보스턴의 낙후지역에서 의료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한 의사로 양성하기 위한 큰 그림이 엿보인다. 앞에서 말한 본교생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MMEDIC(Modular Medical Dental Integrated Curriculum)을 통해 보스턴 의대 및 치대에 조기입학을 본교 2학년 학생들에게 허용하고자 노력하기로 했으며 EMSSP(Early Medical School Selection Program)을 통해 낙후된 특정 지역의 대학 2학년생들에게 미리 BU 의대에 조기입학의 기회를 제공하는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딛었다. 우리 한인 학생들이 많이 재학 중인 대학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참고하라고 그 대학들을 소개하자면 Clark-Atlanta, Dillard, Hampton, Morehouse, Morgan State, Morris Brown, North Carolina Central, Spelman, Tougaloo, University of the Incarnate Word, University of Texas at El Paso, University of the Virgin Islands, and Virginia Union 대학이 이에 해당된다.
결론적으로 의대 통합과정이 사라져 가고 있는 이유는 의대 숫자가 충분히 늘어나고 있어서 고교졸업 7년만에 의사로 양성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으며 특정 민족의 학생들에게 더 유리하거나 불리한 입시제도라는 취약점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점이 주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각 가정에서도 14살짜리 자녀가 스스로 의대에 가고자 하는 확신을 갖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의대 통합과정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된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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