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의 의대 진학이 워낙 힘든 일이다 보니 주변에서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혹은 우리 애는 이렇게 했다 옆집 아이는 저렇게 했다더라 하는 얘기들이 범람하고 있다. 그 많은 말들이 모두 잘못된 정보라고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칙을 알고 학생 스스로의 능력 및 비젼을 안다면 좋은 정보와 나쁜 정보를 구별해 내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믿는다. 가장 대표적인 잘못된 정보 두 가지만 언급하자면 미국 시민권자만 미국 의대에 진학할 수 있다는 것과 갭이어 동안은 리서치 랩에서 일하는 것이 제일 좋다는 것이고, 왜 이런 유언비어가 돌고 있는 지에 대한 이유를 분석하며 동시에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시민권자만 의대에 진학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 배경은 영어 능력에 관한 얘기가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시민권자 학생들은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미국에서 거주한 지가 영주권자나 유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오래 되었으므로 영어구사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필자가 여러 번 강조했듯 의대에서는 소통능력을 중요시 하므로 과학에 재능이 많은 학생도 소통에 문제가 있어 보이면 선발하지 않는다. 그 소통에 관한 능력은 특별활동들을 분석하면 리더쉽으로 보여지기도 하고 MCAT 영어성적으로도 나타나며 인터뷰에서 검증이 쉽게 된다. 그러므로 미국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미국적 사고방식과 문화적 배경을 안고 살아온 시민권자 학생들이 유리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역으로 말해 영주권만 갖고 있는 학생이든 아니면 유학생이든 소통에 문제가 없는 학생이라면 의대에서는 매력적으로 봐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실제로 영주권자 학생들은 제도적으로도 의대 진학에 전혀 제약이 없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유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조금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주립의대들의 경우에 일단 해당 주민들을 우대하여 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주립의대들이 유학생들은 무조건 선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주립의대들 중에 가장 뛰어나다는 UC San Francisco 의대나 UVA 의대에서도 유학생이 선발되며, UVA 의대 2015년 신입생 중 7명이 유학생이다. 어느 나라 출신이든 유학생들은 다른 학생들과 비교해서 부족할 것이 없을 정도로 준비가 잘 되어 있고, 자기가 속한 커뮤니티를 위한 활동에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전제조건이 따를 것이다. 의대에 합격하는 유학생이 많지 않은 이유는 유학생은 안 뽑아 주겠다는 정책 때문이 아니라 그 정도로 매력적인 유학생이 많지 않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맞다. 예를 들자면 한국 유학생 A는 유학생이란 신분 외에는 부족할 것이 없는 조건으로 의대에 지원했는데 의대에서 그 원서를 살펴보니 한국사회나 미주한인사회에 대한 소속감을 전혀 못 느끼는 원서를 제출했다고 치면 어떤 의대가 굳이 그 유학생을 선발하여 미래 한국사회나 미주한인사회의 리더가 될 졸업생을 양성하는 비젼을 느끼겠는가? 주립의대들과는 달리 제약이 거의 없는 대부분의 명문사립의대에서조차도 유학생의 원서를 심사할 때는 미래의 자랑스러운 졸업생이 해당 커뮤니티에 대한 봉사를 통해 이 세상을 조금 더 행복한 곳으로 만들어줄 청사진을 그리며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그렇다고 비젼만 앞서나가고 현실적인 영어구사력이 떨어진다면 그 유학생이 의대에 진학하기는 어렵다. 이 점은 시민권자 학생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조건이므로 이 사실만으로 불리하다고 해서는 안된다. 물론 자국어에 완벽한 학생이 영어도 거의 완벽에 가까워야 한다는 점이 유학생들이 미국에서 의대에 진학하기 힘든 이유 중에 하나는 분명히 맞는 사실이지만 역으로 자국어를 완벽하게 하는 학생이 영어도 잘 한다면 장점으로 변한다.
필자가 지도하여 하버드 의대, 예일 의대, 스탠포드 의대 등 다수의 명문 의대에 진학한 유학생들도 다른 이들은 유학생은 미국에서 의대에 진학하지 못한다는데 어째서 필자만 가능하다고 하냐면서 반신반의 하며 상담을 청해왔던 케이스들이다. 거기에 더해 통계자료에 유학생으로 표시된 학생들은 모두 캐나다 출신이 아니냐는 질문도 많이 듣는다. 아마도 민사고나 외고출신 학생들이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유학생활을 마치고 의대에는 진학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그 학생들도 못 가는 의대라면 유학생은 무조건 못 가는 곳이라는 식의 잘못된 정보가 한국사회에 퍼진 듯싶다. 또한 하버드, 예일, 스탠포드 등의 의대에 가는 학생은 극소수이니 못 간다는 말과 뭐가 다르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필자가 지도한 학생들도 모두 명문의대에만 진학하는 것은 아니고 그것은 유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흑인학생들을 주로 선발하므로 합격생들의 평균 학점과 MCAT/DAT 성적이 그리 높지 않아 보이는 하워드 의/치대에도 유학생 제자가 재학 중이다. 민사고, 외고, 과학고 등을 한국에서 졸업한 제자도 많고 미국 보딩스쿨부터 유학을 시작한 제자도 많이 지도해 봤고, 하물며 한국에서 고대, 서울대, 연대를 다니다 미국에 유학 와서 의대 진학을 준비하기 시작한 제자들도 있지만 문제는 영어구사력이다. 자녀가 대원외고에서 영어를 잘 했다고 해서 미국에서 태어나서 아이비리그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 중에도 명문 의대에 진학할 만큼 뛰어난 학생들 보다 영어가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모자란 부모가 자녀들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 하고 스트레스만 주는 나쁜 부모로 보인다.
백인 학생이더라도 독해력이 떨어지는 학생은 의대에 진학하지 못 한다는 점은 절대적인 사실이므로 유학생이 미국에서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영어공부를 해야겠고, 건강한 세계관과 국가관을 갖고 있어야 하겠다.
남 경윤 / 의대 진학 전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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